2021년 10월 5일 독서노트

『위촉오 삼국사』 378쪽 ~392 쪽, 총 15쪽

『삼국지의 정치와 사상』 182쪽 ~ 195쪽, 총 14쪽

『경성천도』 99쪽 ~ 쪽, 111총 13쪽

『대격변』 209쪽 ~ 239쪽, 총 31쪽

『무굴황제』 4쪽 ~ 109쪽, 총 106쪽

『근대 천황상의 형성』 5쪽 ~ 14쪽, 총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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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계 42460쪽, 362화

 

그리고 소녀는 대원수가 되었다

천황의 쾌유를 기원하는 기장記帳, 이벤트의 자숙, 조기 게양과 묵도 등은 기업이나 거기서 일하는 비즈니스맨들에게는 거의 인사치레 정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가지는 평소의 관심은 전혀 다른 곳에 있으며 대부분의 일본인도 그런 점에서는 비슷할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이 사소한 인사치레 정도의 의례도, 여기에 참가하기는 쉽지만 이를 거부하는 것은 그다지 간단한 일이 아니다.천황의 쾌유를 기원하러 가자는 권유를 거절하거나 조기 게양에 반대하고 묵도를 거부하는 것은 개개인의 샐러리맨에게는 나름의 용기와 결단을 필요로 하는 행위였다. 조기 게양을 둘러싸고 몇몇 대학에서는 반대운동이 있었지만 대학 당국은 대부분 조기 게양의 명분을 확보하는 데 급급했다. 대학의 책임자들에게는 개개인의 감수성이나 사상의 문제와는 전혀 별도의 의미에서 조기 게양은 반드시 확보해 두어야 할 명분이었다.

개개인의 샐러리맨이 조기 게양에 반대하거나 묵도를 거부하는 데 용기와 결단을 필요로 하는 것은, 그것이 곧 그들의 기업과 직장에 대한 충성도와 협조성의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에 어떤 태도를 취하든 비즈니스맨으로서의 직무수행과는 전혀 별개의 차원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거절하는 태도를 취하면 기업사회에서 충성도를 의심받는 이분자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높다. 개개인의 입장에서는 조기와 묵도는 전혀 사소한 의례적인 행위로 생각하는 편이 유리하다.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의 사안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이 사소한 행위를 대다수의 사람들이 받아들이면 그 연쇄는 과잉동저적인 권위성을 국민적인 규모로 불러일으키게 되고, 일종의 악순환에 의해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권위성이 사회 전체에 군림하게 되어 버린다. 이렇게 해서 온화하게 보이는 천황의 실제 모습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거대한 권위성이 어느새 사회를 석권하고 우리를 지배해 버리는 것이다.

야스마루 요시오, 『근대 천황상의 형성』, 논형, 2008, 14쪽~15쪽.

 

*대한민국이 (비록 부족한 부분은 있지만) 자유로운 사회 분위기를 지니게 된 데에는, 군주제의 폐지, 이후 군주를 대신하려 했던 참주들의 몰락이 큰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민주주의의 비효율성을 과장하고 군주정, 혹은 독재정의 효율성을 과대평가하는 사람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민주사회의 기틀을 닦고 물러난 독재자'란 창작물 속에서나 보이는 존재다. 군주나 독재자가 얼마나 헌신적이든, 그들은 그 존재만으로 사회에 병폐를 남긴다. 단지 그 병폐가 크거나 작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