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1화 보고 왔습니다.
너무 마음에 듭니다. 기대 이상입니다.
고려 목종, 현종, 천추태후, 김치양, 유행간 등의 얽히고설킨 관계,
어설프게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지 않으면서 정사(正史)에 기반한 점 등을 칭찬할만 합니다.
그러면서도 현종이라는 인물을 허세와 야망이 뒤섞인, 소시민적이면서도 또 정감 가는 인물로 그려낸 것이 정말 일품입니다. 김동준 배우의 연기력이 이 캐릭터성을 탄탄하게 뒷받침하고 있지요.
첫 장면에서 10년 뒤의 일이 될 귀주대첩을 먼저 보여준 것도 아주 좋았습니다.
대규모 전투를 박진감 넘치게 표현할 수 있는 역량이 우리나라 사극에도 있다는 게 너무 가슴이 벅차네요.
물론 다른 분들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검차를 이용한 전투 표현, 검차 밑을 파고들어 고려군 다리를 베는 거란군 보병 등도 좋았지만...
제가 진짜 감탄한 건,
최수종 배우가 분한 강감찬의 손이었습니다.
특히 엄지 손톱 근처 거스러미가 다 일어나 거칠어진 그 모습!
저도 혹한기 훈련 중에 손이 저렇게 된 적이 있어서... 저렇게 세밀하게 야전 상황에 놓인 군인을 표현하는 사극이라니! 하고 감탄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와, 배우들을 멋지고 예쁘게만 표현하는 게 아니라 저렇게 거칠고 초췌하게 그릴 수도 있구나, 하고도...
32부작의 절정이 될 귀주대첩이 어떻게 그려질지, 정말 기대됩니다.
또 하나 눈여겨본 것은 병사로 참전한 고려 민중의 모습인데, 또다른 화제의 드라마 <연인>에서 '전쟁에 진 나라의 민초'를 다루었다면, <고려거란전쟁>에서는 '승리하는 나라의 민초'를 다뤄줄지... 기대해보려 합니다.
칭찬할 것이 정말 많아 정신이 없는 가운데 또 하나 덧붙여보자면,
궁궐 공간을 촬영하는 방식입니다.
<태조왕건>에서 늘 좌우가 답답할 정도로 좁은 대전의 모습을 담아냈다면,
여기서는 시원시원하게 넓으면서도, 빛이 제대로 들어오는(즉 영화 <광해>나 <천문>과는 또 다른) 대전의 모습이라 보는 맛이 있었습니다.
이걸 내일(11월 12일)에도 볼 수 있다니! 매주 2편씩 16주 동안 행복할 수 있다니!
두근거리는 토요일 밤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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