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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삼국지 군벌가 둘째아들

삼국지 군벌가 둘째아들 Q&A

by 루모로마노 2024.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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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본에 이어 리디에 올라간 단행본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듯하고,

슬슬 신작 연재도 들어갈 예정인데다,

완결한 지도 1년이 넘었으니 <삼국지 군벌가 둘째아들>의 질의응답 코너를 마련해 보았습니다.

사실은 작품에 대한 의문은 독자 여러분의 마음에 맡겨두는 게 대부분의 경우 옳다고 생각되지만,

계속 질문이 들어오는데 침묵만 하고 있는 것도 좀 아닌 것 같더라고요.

그렇다면 작품 외적인 부분에서, 그러니까 '창작 비하인드'라고 할만한 이야기는 풀어도 괜찮지 않을까 하여 이렇게 글을 써 봅니다.

아래에는 일단 가장 많이 받은 몇 가지 질문과 그 답변을 올려둘텐데요,

<삼국지 군벌가 둘째아들>을 감상하신 여러 독자 여러분이 의문나는 점을 댓글로 달아주신다면 최대한 답변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Q1. 주인공 유선이 본격적으로 활약하는 6화에서 나이가 다섯 살인데, 너무 어린 것 아닌가요? 이 부분이 몰입을 방해하는 것 같습니다.

A1.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삼국지 군벌가 둘째아들>에는 세 가지 프로토타입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 프로토타입은 20대 유선이 제갈량과 함께 북벌에 직접 참여한다는 내용이었고, 두 번째 프로토타입은 이것의 19금 버전이었으며, 세 번째 프로토타입은 이릉대전 직후 유선이 유비를 백제성에서 만나는 내용으로 시작합니다.

이 프로토타입의 제목은 <삼국지 대황제 유선>이었습니다.

먼저 첫 번째 프로토타입의 경우, 사실 조예와 유선이 직접 화산(華山)에서 만나 휴전을 맺으면서 유비와 조조의 논영회를 떠올린다든가 하는, <삼국지 군벌가 둘째아들>에 나오는 논영회의 모델이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괜찮다 싶은 건 적절히 다듬고 변형하여 <삼국지 군벌가 둘째아들>에도 활용했죠.

하지만 이 프로토타입의 선작(문피아)은 700을 넘지 못했습니다.

반면 초반에 늙은 유선에 빙의해서 튜토리얼을 치른 뒤, 다섯 살 유선으로 돌아가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삼국지 군벌가 둘째아들>은 유료화 직전에 4500이었던가, 당시에는 제가 평생 겪어본 적 없는 선작까지 올라갔던 작품입니다. 투데이베스트는 그때 7위인가 찍었을 거예요.

여기에는 제 전작 <그리고 소녀는 대원수가 되었다>가 상업적으로는 그리 흥행하지 못해서, 이번 작품은 꼭 '전업'으로 먹고 살 수 있는 작품이어야 한다, 그런 각오가 반영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간절히 작가님의 <아! 내가 마속이다>를 읽고 있었는데, 뭐 당장 눈에 보이는 성적도 그렇고 삼국지의 후반부를 배경으로 <아! 내가 마속이다>만큼 쓸 수 있는가, 저 자신한테 되물었을 때 '절대로 불가능하다'라는 답만 나오더라고요. 말하자면 독자분들께서 보시기에 "북벌 성공하는 이야기면 <아! 내가 마속이다> 읽으면 되지 루모로마노 거를 읽을 필요가 있나?" 하는 상태가 되는 거죠.

그리고 유선-제갈량만으로는 그다지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긴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선이라고 하면 '허망하게 항복한 놈'이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이 이미지를 벗기고 '유비 세력의 2세대 군주'로서 매력을 드러내려면 준비 기간이 필요했죠.

그러자면 유비, 관우, 장비, 조조 등이 살아있는 시대여야 '2세대 군주 유선'이 그 거대한 영웅들 사이에서 무엇을 보고 배우며, 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목표를 설정하는 인물로 자리잡을 수 있겠더라고요. 결과적으로 옳은 선택이었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리고 소녀는 대원수가 되었다>를 쓰고 사라진 놈'으로 남지 않을 수 있었죠. 지금은 <삼국지 군벌가 둘째아들>쓰고 사라진 놈이 되지 않을까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만...

다섯 살 주인공이 갑자기 유비나 제갈량에게 전략을 수정하라고 건의한다, 이게 어느 정도의 리스크인지는 충분히 알고 있었지만, 그 리스크를 짊어진 덕에 '두 번째 논영회'라든가 '팽성대전', '군신' 같은 많은 칭찬을 받은 챕터들이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은 선택을 찾았으면 좋았겠지만, 당시의 제 실력으로는 그게 최선이었어요.

Q2. 유선이 아니라 유봉을 주인공으로 했다면 어땠을까요?

A2. 은수랑 작가님의 <삼국지 유봉전 : 계한의 부흥>이 있어서 안 됩니다. 저는 다른 분이 쓴 소재는 제가 마구 비틀 게 아니면 최대한 쓰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리 실력있는 작가가 아니어서 다른 분이 이미 쓴 소재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라는 불안이 있거든요.

Q3. 하후무를 너무 띄워주신 것 아닌지?

A3. 코에이 삼국지 게임에는 'F4' 혹은 '백하팔인'이라는 밈이 있어요. 그러니까 능력치 총합이 100에 미치지 못하는 네 명 또는 여덟 명의 인물을 뜻하는데, 그 필두가 유선입니다. 그렇다면 유선의 라이벌로는 백하팔인 중 유선에게 뒤지지 않는 사나이, 육도삼략의 통달자 하후무가 반드시 나와야하지 않나. 그런 구상을 했었습니다.

문제는 그 구상 이후의 다른 모든 면모는 연재하면서 그때그때 충동적으로 창작했다는 건데요, 예를 들어 '공익 밈'을 넣는다거나, '유재시거의 위선을 꼬집는다'거나 하는 면모는 연재 당일 생각해낸 걸로 기억합니다. 저는 이걸 '동물적인 직감으로 썼다'고 표현하곤 하는데, 결과적으로 잘 되어서 다행입니다. 이때 참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고, 저도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Q4. 하후무에 대한 질문의 연장인데요, 선비족 가비능의 대두는 무리한 전개 아니었을까요?

A4. 글쎄요. 저는 오히려 연의나 코에이 삼국지 등의 매체가 북방 이민족, 그러니까 '삼국지의 바깥'에 대해 지나치게 과소평가를 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고구려의 경우도 그런데, 고구려가 정말 약소국이기만 했으면 '굳이 원정을 해서 짓밟아야할 필요' 자체가 없거든요. 최소한 위협이 되니까 밟았겠죠?

스포일러를 최대한 피하면서 말씀드리자면 작품의 전개 상, 주인공이 승승장구하면서 위(魏)의 세력이 약해지면 필연적으로 북방의 위협은 점차 커지고, 자칫하면 오호십육국으로 쓰러질 위태위태한 정세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실제 역사에서도 가비능은 제갈량의 북벌에 호응하여 북지군까지 진군하고, 위나라에서는 제갈량과 가비능이 힘을 합치는 데 성공할 가능성을 대단히 경계합니다. 위나라에는 다행스럽게도 234년 제갈량이 세상을 떠나면서 둘의 동맹이 무산되지만, 가비능은 무력으로 제거할 방법이 없어서 암살이라는 수단을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이 제거되고서도 10년이 지나서야 고구려에 대한 원정을 할 수 있게 되죠.

그런데 저는 이 기록을 보면서 했던 생각이, '이거, 제갈량이 정말 장안 수복에 성공했어도 그다음이 문제였겠다'였습니다. 그러니까 제갈량의 북벌이 성공했다는 건 가비능의 남하도 성공했다는 말이고, 삼국이 벌이는 중화의 내전에 개입하기 시작한 이민족을, 설령 촉한이 기적적으로 위를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고 해도 그 후 찾아올 북방민족의 위협을 극복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는 거죠.

서진(西晉)이 극복하지 못한 오호십육국으로의 역사 전개를, 과연 촉한이 막아낼 수 있었을까, 또 그것을 주인공이 막아낸다면 과연 어떻게 해냈겠는가, 그게 <삼국지 군벌가 둘째아들>의 후반부에서 파고들었던 테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후반부 전개인데, 탁발, 모용, 독발 등 유명한 선비족 가문들을 등장시킨다, 유연의 아버지 유표(豹)를 등장시킨다는 욕심이 너무 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적당히 균형을 맞추고 300화 이후에 끝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만... 그러려면 당시 했던 것보다 더 많은 공부를 했어야 하는데, 그때 아직 저는 많이 미숙했었죠.

하지만 또 어떻게 보면 그런 아쉬움, 그러니까 <삼국지 군벌가 둘째아들>에서 못다한 삼국지 이야기가, 지금 준비 중인 신작 <흉노 유표는 삼국지를 찢어>의 기반이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을 바탕으로 답변을 정리한 건 여기까지입니다. 기한을 따로 두지 않고, 그냥 독자분들께서 댓글로 질문을 남겨주시면 그때그때 답변하는 코너로 남겨둘까 합니다.

 

 

 

 

삼국지 군벌가 둘째아들

삼국지 군벌가 둘째아들 작품소개: 삼국지의 촉한 황제 유선에 빙의했다.* 단행본 내 작가님이 직접 작업하신 지도가 첨부되어 있습니다....

ridibook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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