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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록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홍광호)

by 루모로마노 2022.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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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는 뮤덕인데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기묘한 사례> 관련 컨텐츠도 엄청 좋아하고(그래서 페그오에서도 지킬에 성배 먹여 100레벨을 만들었다), 홍광호 배우의 엄청난 팬이라, 항상 뮤지컬 이야기가 나오면 홍광호 배우 예찬론을 늘어놓습니다.

당연히 저는 이때까지 홍광호 배우의 공연을 본 적이 없기에 심드렁했는데, 여자친구가 이번에 전도(?)를 하겠다며 표를 구입, 샤롯데 씨어터를 찾게 되었습니다.

 

 

 

 

 

 

와 정말...

정말 대단합니다. 모든 배우들의 열정이 객석의 나를 압도하는 기분이었습니다...

홍광호 배우에 대해서는 유튜브에 돌아다니는 짧은 영상으로 예습을 하고 갔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듣는 건 완전히 다른 일입니다. 왜 뮤덕들이 '지붕을 뚫었다'고 하는 지 알것 같더군요. 속이 시원시원해지는 그 노래들... 그르렁거리는 짐승같은 하이드... 저마저도 마음의 악을 끌어낼 것 같은 얼라이브...

엠마를 맡은 민경아 배우의 노래에는 지킬을 향한 사랑이 넘쳐나고, 루시를 맡은 선민 배우의 노래는 듣다보면 정말루시의 그 인생을 담아낸 것 같아 마음 한 구석이 아파옵니다.

앙상블(저는 이런 용어를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을 맡은 배우들의 노래도 너무 좋았습니다. 한참을 <살인, 살인>이나 <파사드>를 흥얼거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주교를 맡은 이형준 배우가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가공의 이야기, 연기라는 걸 아는데도 분노가 끓어오를 정도로 악랄한 주교 연기를 선보였죠. 그런데 하이드에게 살해당하는 순간, 절박하게 삶을 구걸하는 그 몸짓에서 저는 악이 파멸하는 쾌감과 생명에 대한 연민이 공존할 수도 있다는 기묘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관객에게 이런 기분이 들게 할 수 있다니!

 

 

 

 

 

 

이후 저녁은 근처 후쿠오카 함바그에서 먹었는데, 저녁 식사 내내 지킬과 하이드, 원작의 각색,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에 대해 계속 이야기했습니다. 여러모로 특별하면서도 행복한 데이트였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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