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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김호동, 『몽골제국과 고려』

by 루모로마노 2023.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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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저자의 『아틀라스 중앙유라시아사』에서 언급하는, ‘쿠빌리아 이후 몽골제국이 원과 여러 칸국으로 분열했다는 기존 인식과 달리, 원나라를 중심으로 한 연합 체제로 재편되었으며 대몽골제국의 통일성은 유지되었다’란 서술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책.

아릭부케와 쿠빌라이의 내전 양상을 좀 더 세밀하게 다루는 한편으로, 이 과정에서 뭉케에게 입조하러 왔던 고려 태자의 사신단이 쿠빌라이의 진영과 접촉하는 모습을 긴박감 넘치게 그려냈다.

이때 쿠빌라이의 편을 들어서 고려가 부마(사위)가 되었고, 몽골과의 협상이 잘 진행되어 여러 특혜를 받았다는 식의 이야기가 돌아다닌다. 대략적으로는 맞는 이야기이지만 마치 ‘쿠빌라이가 통 크게 혜택을 퍼주었다’라든가, ‘쿠빌라이가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며 마구 퍼주었다’라는 식으로 돌아다니는 밈은 틀렸다. 이 책은 쿠빌라이의 편을 들어주는 고려의 도박과, 자신의 정통성 및 고려와의 관계를 저울질해야 하는 쿠빌라이 사이에서 얼마나 치열한 공작이 오갔는지 밝혀준다.

고려와 몽골제국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쿠빌라이 사후, 고려와 몽골이 쿠빌라이가 내린 특혜를 두고 어떻게 줄다리기를 했는지 보여준다. 이를 단순히 고려 역사의 관점에서 보지도 않고, 고려와 몽골제국 간의 관계에 한정지어서 바라보지도 않는다. 이 책은 몽골제국 전체라는 거대한 연합체 속에서 고려의 지위를 살펴봄으로써, 세계사의 맥락에서 고려를 살펴볼 수 있는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아틀라스 중앙유라시아사』를 본 후에 읽을 것을 권하는 책이다. 길지도 않아서 금방 읽을 수 있다. 나도 『그리고 소녀는 대원수가 되었다』를 연재하기 전이나 연재 초기에 봤다면 어땠을까하고 아쉬웠을 정도로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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