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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배교자 황제가 신앙을 숨김

카롤링거 시대 배교자 율리아누스 인식

by 루모로마노 2024.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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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노트케르의 『샤를마뉴의 행적』을 읽다가 재미있는 부분을 발견해 발췌해 둡니다.

차기작을 위한 자료로 산 건데, 언젠가 쓸 '배교자 황제가 신앙을 숨김'의 자료로도 유용할 것 같아요.

 


하느님으로부터 증오를 받았던 배교자 율리아누스(Julian)가 페르시아 전쟁에서 하늘로부터 내려진 타격을 받고 살해되었을 때, 해외에 있는 몇몇 속주가 로마제국으로부터 떨어져 나갔을 뿐 아니라, 판노니아(Pannonia), 노리쿰(Noricum)과 라이티아(Rhaetia), 게르마니아(Germany) 등과 같이 본토와 훨씬 더 가까이에 있는 나라들, 그리고 프랑크인들과 갈리아인들이 사는 지역이 제국으로부터 분리되었다. 그 후에 갈리아인들 혹은 프랑크인들의 왕의 세력은 쇠퇴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비엔나(Vienne)의 주교였던 성 디디에르(St. Didier)를 죽였으며, 해외로부터 온 성스러운 두 선교자인 콜룸반(Columban)과 성 갈렌을 축출했다. 그 후에 훈족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처음에는 프랑스와 아키텐, 즉 갈리아와 스페인 지방을 간헐적으로 약탈하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그들의 군대 전체를 논밭에 풀어 마치 대화재가 발생하여 광범위한 지역을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것과도 같이 전 지역을 폐허로 만들었다. 그들은 아직 파괴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물건은 무엇이든 난공불락의 그들 은신처로 실어가 버렸다.

노트케르, 『샤를마뉴의 행적』, 99~100쪽, 지식을만드는지식, 2016.

 

역사적 사실이 어찌되었든지간에, 일단 당시 프랑크 제국 사람은 율리아누스 사후 제국이 쇠퇴하며 속주들이 떨어져나갔다는 식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후 황제들의 치세보다도 제국 쇠퇴의 원인을 율리아누스에게 돌리고 있는 건 아닐지.

또 이전이나 이후의 서술들을 보면, '로마 제국의 영토를 정복한 프랑크인'이라기보다는 '로마제국 안에서 정당한 위치를 확보한 프랑크인'이라는 식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도 합니다. 특히 샤를마뉴의 서로마 황제 즉위에 대해서 말이죠.

즉 어떤 가상의 커다란 범주로 '로마 천하'를 설정해두고, 샤를마뉴는 그 천하의 서쪽 절반을 차지함과 동시에 신에게서 천명을 받은 황제... 라는 식으로 인식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프랑크인이나 이후 게르만계 신성 제국의 비잔티움 인식도 단순히 '그리스 제국'이라며 로마성을 부정했다기보다는, '로마 천하 내부에서 그리스인들이 차지한 황위' 라는 식으로 생각했던 건 아닐지...? 요컨대 로마 천하 전체를 통일한 자는 아무도 없을지라도, 모두가 로마, 라는 식으로 생각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흥미로우니 일단 여기까지 정리를.

 

 

 

 

삼국지 군벌가 둘째아들

삼국지의 촉한 황제 유선에 빙의했다. * 일부 회차에는 작가님이 직접 작성하신 지도가 첨부되어 있습니다.

serie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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