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나는 친구가 적다 1권>
재미있게 읽긴 했는데, 어째서인지 2권 이후로 손이 전혀 가지 않았다.
사실 라이트노블에 대한 흥미가 예전만 못하긴 하다.
무어라 명확히 말하긴 어렵지만
작법의 측면에서는 확실히 한국의 웹소설과는 동떨어진 느낌이다.
요컨대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란다면, 일본의 라이트노블은 약간 불완전한 교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칼의 노래> 두 권과 <현의 노래>
예전에는 김훈의 작품이 역사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전에 <남한산성>을 처분할 때도 느꼈듯이
역사소설이라기보다는... 김훈의 자기고백적 소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소설이든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고, 역사소설들이 역사 위에 작가의 생각을 얹는 것이긴 하지만,
김훈의 작품은 역사적 사실과 인물이 모조리 김훈 자신의 허무주의에 빨려들어가 버려, 그 정도가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순신도 우륵도 허무감에 사로잡혀 넋을 놓고 있기만 하다.
더는 역사소설로 본받을만한 구석이 없다고 생각되어 처분.
하지은의 <얼음나무 숲>과 <모래선혈>은 무척 재미있게 읽은 작품인데
'장르소설을 순문학의 위상으로 드높이겠다'는 이상을 품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높이 평가받을지 모르나,
'순문학은 구문학이요, 더는 그 인정을 구할 필요도 가치도 없다'고 보게 된 지금 시점에서
딱히 더 본받을만한 구석은 없다고 판단되어 처분.
<노르웨이의 숲> 상하 두 권.
상실의 시대가 아니라 원판에 가깝게 나온 것인데
20대 때는 나름 내 마음에 와닿는 부분이 있었으나
지금 와서 보면, 어떤 가련한 얇은 감성 위에서 희미하게 떨리기만 할 뿐
깊이 들어가질 않는다.
사실 라이트노블이 어떤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일본의 모든 소설을 관통하는 특성이 라이트노블'에도' 드러난 게 아닐까 싶다.
이후 <노르웨이의 숲=상실의 시대>를 모범으로 삼은 신춘문예적 감성의 모든 작품들이
딱히 읽을만한 가치가 없는 '가냘픈 감성'으로 몸부림치게 된 것도
이런 데서 비롯된 게 아닐까 싶다.
<크르노 크루세이드> 전 8권.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해서 만화까지 전권 다 모은 작품이고
질릴 정도로 봤다.
신판은 '크르노'를 '크로노'로 제대로 번역해서 내놓았다고 하니
혹여라도 구판의 향수를 누리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하여
부천 알라딘 중고서점에 팔고 왔다.
<한국문학통사> 제5권.
1~4권은 전에 처분했고
5권은 다 읽지 못한 부분이 있어 마저 다 읽고 처분.
임용고시를 준비할 떄도 느꼈지만
조동일 본인의 민족관과 독창적인 문학관, 그리고 문학취향을 드러낼 뿐인 이 책들이
어째서 국문학을 공부한다는 사람들의 교과서처럼 인식되는지 의문스러울 뿐이다.
조동일은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정도의 생각만 하게 되는 책이라
이번에 깔끔하게 정리했다.
이상 17권의 종이책을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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