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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록

표절작가의 작품 버리기

by 루모로마노 2020.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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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우리 사회에 '분노'가 너무 많다고 한다.

그런데 그 '분노'가 왜 넘치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싹 씻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왜일까.

분노는 아무 이유 없이, 사람들의 악의만으로 튀어나오는 걸까?

사회에 만연한 분노는 사회에 만연한 '부조리'에서 나온다. 따라서 그 '부조리'를 해소했을 때에만 비로소 풀린다.

그 부조리가 해소되지 않으면, 억울함이 해소되지 않으면 분노는 풀리지 않고 고인다. 우리 사회에 넘치는 분노는 그렇게 오랜 세월 쌓이고 고인 분노다.

박민규 작가의 작품도 그런, '해소되지 않은 부조리' 중 하나다.

-표절은 했지만 글은 잘 쓰잖아?

-표절은 했지만 버리기 아까운 재능이잖아?

-표절은 했지만 다른 작품들로 좋은 활동을 하잖아?

이런 이유로 부조리를 해소하지 않고, 표절 작품을 그냥 계속 팔고 있다.

관용이란 이름으로 봐주고, 친구, 선배, 후배, 제자라는 이름으로 눈감아준다.

우리 사회에 넘치는 분노의 뿌리에는 '넘치는 관용'이 있다.

그러니 다시 정의하자면, 우리 사회는 '관용 과잉 사회'다. 이 '관용 과잉'을 뿌리 뽑지 않으면 사회에 만연한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는다.

넘치는 관용 정신, 이 세상 모든 악을 합친 것보다 더 사악한 악귀, '똘레랑스'를 물리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 관용을 버린다.

박민규 작가의 책을 버린다. 그리고 수많은 고전문학을 표절한 책을 여전히 팔고 있는 어떤 출판사를 규탄한다.

그렇게 관용을 버리고, 용서를 버리고, 잔혹한 질타를 함으로써,

양심을 지킨 수많은 작가와 지망생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전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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