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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감상

사토 마토, 『처형 소녀의 살아가는 길』 1권

by 루모로마노 2020.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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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골랐는데 ‘내용’까지 마음에 든, 아주 드물고 좋은 작품이었다.

신선한 아이디어는 아무런 토양이 없는 곳에 갑자기 태어나는 게 아니라, 이전 작품들을 뿌리 삼아 일어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해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걸작은 수많은 졸작이 있기에 나온다는 선현들의 말씀이 뭐 하나 틀린 게 없다.

이 작품은 이세계물의 범람 속에서, 사소한 질문 하나로 신선한 작품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내가 이세계로 간다면?’이 천편일률적인 대다수 이세계물이 던지는 질문이라면, 이 작품은 ‘이세계에서 온 주인공을 현지인은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주인공은 어떻게 이세계로 넘어오자마자 강력한 능력을 갖게 되는가, 그에 대해서도 다른 소설들이 단순히 ‘신의 선물’ 등으로 설명했다면, 『처형 소녀의 살아가는 길』은 나름의 세계관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그 세계관이 작품의 전개, 사람들의 생활 속에 잘 녹아들어 있다.

전에도 말한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세계관은 특이하고 신선하다고 해서 다가 아니다. 신선도는 조금 떨어질지 몰라도, 그 소설 속 세계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녹아있어야 하고, 소설의 내용 전개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야 한다. 더 간단하게 말해서 어떤 세계관 설정이 있다면, 그 ‘설정에 대한 소설’이 되어야 한다.

특히 ‘왜 일본인이 이세계로 가면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없는가’하는 문제를 처리하는 방식에서 아주 감탄했다. 보통은 미숙한 작가들이 새로운 언어 체계 등을 만들어낼 수가 없어서 편의적인 설정을 하는 부분인데, 이 작품은 꽤 그럴싸한 설명을 덧붙이면서도 세계관의 고유한 분위기를 적절하게 보강한다. 사토 마토 작가는 정말 재주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의 프롤로그는, ‘프롤로그’ 자체로도 다른 소설의 모범이라 할만하다. 그 짧은 프롤로그 안에 이 작품이 어떤 작품인지, 어떤 세계이며 어떤 분위기인지, 주된 내용이 어떠할 것인지 전부 알 수 있으면서도, 앞으로의 내용이 기대된다.

그리고 내용 전개. 일본에서 전이한 사람이 어떤 특이한 능력을 갖고 있다면, 그리고 이 소설과 같은 환경에 처해 있을 때, 그것이 활용되는 방식을 ‘현지인’의 시점에서 바라본다. 이는 단순히 시점을 달리한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작품 전체에 걸쳐 적절한 ‘서술 트릭’으로 활용된다. 반전에 대한 욕심 때문에 무리수를 두지 않고,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최상의 효과를 뽑아냈다.

스포일러가 될까 두려워 더 자세한 설명을 하진 못했지만, 2권이 아주 많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일단은 11월 신간 목록에 올라온 『쿠로노 전기』 2권을 읽으면서, 『처형 소녀의 살아가는 길』 2권을 기다려볼까 한다.

다만 S노벨은 번역 후 검수 작업에 좀 더 많은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 오역이 아닌 ‘오타’는 번역 과정에서의 문제라기보다는 검수에 뭔가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소녀는 대원수가 되었다

하굣길에 우연히 마주친 소녀는, 암살 시도를 피해 도망친 국가원수 미리안이었다. 소년 주견하는 도와 달라며 내민 소녀의 손을 잡았지만, 음모에 휘말리며 부모를 잃고, 복수를 위해 전장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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