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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감상

130번째 책 쇼핑

by 루모로마노 2020.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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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쓰는 대신 무료로 받은 책입니다.

리뷰를 먼저 써버려서 책을 구입했다는 글을 나중에 쓰게 됐습니다.

리뷰에 하고 싶은 말은 거의 다 적어놓아서 무슨 말을 할까 하다가, 이 책에서 재미있는 부분을 인용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쇼인의 관점을 정리하면 이렇다. 조선은 원래 일본에 복속한 나라이므로 천황의 신하인 쇼군과 대등한 외교를 할 수 있으며, 막부, 쇼군과 대등한 외교 관계를 맺은 조선은 천황이 다스리는 일본보다 국격이 아래라는 논리다.

-32쪽

 

 

 

 이 인용구를 통해 몇가지 생각해볼 게 있습니다. 일본의 조선 침략은 이른바 '임나일본부설'이라는 신화 뿐만 아니라, 거기서 파생된 또 다른 점들도 명분으로 삼고 있다는 겁니다. 조선은 일본의 '실질적 권력자'인 쇼군과 외교 관계를 맺는 현실적 외교 정책을 펼쳤지만, 일본은 쇼군=천황 신하, 쇼군=조선왕 대등, 곧 조선왕=천황 신하, 라는 명분에 입각해서 조선 침략 논리를 일종의 '정벌'로 정당화했다는 거죠.

 이러한 모습은 과연 조선이 명분에만 매달리다 망하고, 일본은 메이지 유신이라는 실리를 취해 흥했다는 식의 논리가 얼마나 허술한 지 보여줍니다. 명분과 실리를 딱 잘라서 생각하긴 어렵다는 겁니다.

 또 하나 생각해볼 것은, 일본의 몇몇 정치가들, 상당수 국민은 여전히 저런 인식을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는 점입니다. 일본 총리, 즉 총리대신은 천황의 신하인데, 일본의 총리대신과 '정상회담'을 하는 사람은 한국의 대통령. 즉, 한국 대통령은 천황의 신하급이다, 뭐 이런 망상을 아직도 하고 있지 않느냐는 거죠.

일본 정부가 한국을 속이는 방식을 생각해봅시다. 일본 대사나 장관 같은 사람들이 한국에 뭔가를 부탁하거나 협상을 해서 한국은 이를 승낙했는데(이를테면 지소미아 문제 등), 정작 일본 내의 정권에서는 '우리는 그런 적 없다'고 발뺌한단 말입니다. 이것은 일본 특유의 체면 문화에서 오는 속임수일지도 모르지만, 그 밑바닥에는 한국 대통령과 일본측 책임자의 협상은 '지방정부 관료끼리의 사적 약속' 정도로 얕잡아보는, 그런 인식이 깔려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일본측 총리에겐 총리급을 내보내서 협상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진단 키트 요청 역시 총리급 이상의 입에서 직접 나오지 않으면 정식으로 요청되지 않은 것으로 보는 전술을 구사해야 하지 않나 싶네요. 물론 응답은 우리도 국무총리 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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