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는 요시카와 에이지 DLC 이벤트 중 '조조의 죽음'을 감상했으니,
이번에는 '평화주의자'를 한 번 감상해볼까 합니다.
네. 여포가 극의 가지를 화살로 맞추어 유비와 원술 사이를 중재한 그 이벤트 말이죠.
이벤트 발동 조건은 이렇습니다. 군주 유비 휘하에 관우와 장비가 있고, 여포와 원술이 각각 군주이면서, 기령은 원술의 장수여야 하고
소패가 유비계 세력 소속이어야 하며, 유비와 원술의 친밀이 -1 이하여야 합니다.
발동 확률은 7%라는데, 생각보다 자주 발동하긴 합니다. 여포가 서주에 오는 시나리오면 거의 반드시 발생한다고 봐도 좋습니다.
-여포는 원술의 명에 따라 유비 토벌을 위해 진군하는 기령을 억지로 주연에 초대한다. 그 연회에는 당사자인 유비도 있었다.
-놀라서 기가 막힌 두 사람 앞에 여포는 돌연 자신이 평화주의자라 하며 쌍방에 화목을 권한다.
-실로 기묘한 일이었다.
-좌중의 공기는 차갑게 식었다. 기령과 현덕은 같은 손님으로 왔으나 전장에서는 당면한 적과 적.
유비 "......."
기령 "......."
-서로 곁눈질로만 살피며 의연하게 나란히는 앉아 있었으나, 긴장을 감추지는 못했다.
여포 "연회의 자리로."
-여포는 자신의 오른편에 현덕을 앉히고 왼편에 기령의 자리를 마련했다.
-주연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술맛이 있을 리가 없다. 어느 쪽도 입을 다문 채 잔을 기울이기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던 중 여포가
여포 "자, 이만하면 됐다. 이것으로 쌍방의 친교도 맺어졌다. 흉금을 터놓고 건배하자."
-하며, 한 잔을 마시고는 잔을 들어 올렸다. 그러나, 들어 올린 손은 그의 손뿐이었다.
-이렇게 되자, 기령도 가만있지는 않았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성난 얼굴로
기령 "농담은 적당히 하시오."
-하며, 여포에게 서슴없이 말했다.
여포 "무엇이 농담이란 말인가."
기령 " 생각해보시오. 나는 주군의 명으로 삼만의 병사를 이끌고 현덕을 잡지 못하면 살아 돌아가지 않겠다 맹세하고 전장에 나섰소이다."
여포 "알고 있네."
기령 " 백성을 위해 싸움을 멈추니 하는 말이라면 드지도 않겠소. 그리 간단히 병사를 물릴 수는 없는 노릇이오. 내가 싸움을 멈추는 날은 현덕을 생포하든가, 현덕의 목을 베어, 개가를 올리는 날뿐이오."
유비 "......."
-현덕은 가만히 듣고만 있었으나, 그 뒤에 서 있던 관우, 장비의 두 눈에는 이글거리는 불꽃이 튀고 있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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