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제를 위해서기도 하지만, 뭔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서 공화국 플레이를 좀 해봤습니다.
언젠가 공상이몽님이 언젠가 "파일을 뜯어보니 중화제국정의 분류는 공화정으로 되어 있더라"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는데, 아마 '로마 제정'도 마찬가지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전에 아말피 공화국에 대해 알아본 적도 있고 하니, 769년 아말피 공화국으로 시작해보죠.
로마의 봉신인 아말피 공화국으로 시작, 중간에 일족의 조상 중 하나가 성상파괴주의 성인으로 시성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재미있게도 혈통의 작동 조건이 종교가 아니라 그리스 문화일 것으로 나오더군요.
처음에는 돈을 모으고 일족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도제 자리를 지키는 건 신경쓰지 않아도 좋습니다. 로마의 봉신이다보니 침략을 당할 위험이 그만큼 적거든요.
대신 이탈리아 남부, 롬바르드 왕국의 속국인 베네벤토 공작을 무역 거점 명분으로 두들기는 데 집중합시다. 돈을 충분히 모아 용병을 사고, 롬바르드 왕국이 다른 전쟁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두들겨주면 금방 승리를 거둘 수 있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는데, 그냥 영지가 없는 공화국 가문 수장일 경우, 가문의 소재지는 공화국 수도입니다.
그런데 남작급 도시 하나라도 얻는 순간 소재지가 그곳으로 변경됩니다. 저는 그걸 모르고 전염병이 왔을 때 격리 안했다가 큰 위기를 맞이했지요.
일단 남작급 도시를 하나 얻고나선 '국경 분쟁' 명분을 활용해 나폴리 백작을 칠 수 있습니다. 나폴리 백작을 치고 나서는 다시 기회를 노려 베네벤토 공작을(어떤 명분이든 상관 없음) 쳐서 영지를 조금씩 늘려주세요.
그러다 아말피 도제 자리를 탈횐하고 나면 그 자리를 지키면서 영토를 계속 확장,
로마 황제가 내전에 휩싸였을 때 독립해줍시다.
독립된 상태에서 돈 500과 위신 500을 모으면 왕국급 아말피 공화국을 창설할 수 있습니다.
그 뒤 남부 이탈리아의 패자가 된 이후의 지도... 음, 하지만 이게 마음에 안 들어서,
로드한 뒤 카톨릭 이단으로 개종, 성전을 통해 마구 북진하는 모습입니다.
다시 카톨릭으로 돌아가 교종을 봉신화하고, 이단이 된 이탈리아 왕국을 공격해 이탈리아 제국을 창설한 직후의 모습.
그 뒤에는 다시 이단으로 개종해 봉건 영주들을 모조리 몰아내고, 이탈리아 제국 전체를 도시가 백작령 메인 홀딩이 된 체제로 바꾸었습니다.
정치체제 모드로 본 지중해 지도. 이탈리아 반도만 붉은색 '상인 공화정' 체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정도 상인 공화정의 월 수익은 80.
이렇게 지중해 동부를 통일한 로마 제국이,
월 수익 40 정도인 것을 보면 어마어마합니다.
여기까지 플레이하고 느낀 건데, 패러독스 사는 로마 제정, 혹은 중화풍 관료정 체제를 '공화국'에 기초해서 만들려 했던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여기서도 알 수 있지만, 로마 문화인 상태에서 공화국을 세우면 '호민관', '집정관', '프린켑스' 등의 특수한 호칭들이 나옵니다. 로마에 대해 그만큼 신경을 쓴 거라고도 할 수 있지만, '뭔가를 기획했던' 흔적이라고도 할 수 있죠.
<임페라토르 로마>를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크루세이더 킹즈2>에서의 공화국과 <임페라토르>에서 국가 운영 방식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수도에 귀족 가문들이 있고, 이들 중 한 사람에게 군단을 지휘할 장군이나 지역의 총독을 맡기는 방식이죠.
<크루세이더 킹즈3>는 많은 면에서 <크루세이더 킹즈2>에서는 유료 DLC였던 요소들을 가져왔습니다만, 유독 공화국과 유목민 체제만큼은 계승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개발일지에서는 <2편>과 같은 방식으로는 구현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었죠.
제 생각에 <크루세이더 킹즈3>에서의 로마 제정은, 어떤 면에서는 <2편>의 공화국과도 유사하고, 또 어떤 면에서는 <임페라토르>와도 유사한 체제를 구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각 인물들은 수도 콘스탄티노플에 있고, 이들이 각 테마의 관리로 부임하는 방식으로 말입니다.
<2편>에서 샤를마뉴 패치 이후 도입된 '제국정'체제, 그에 따른 '지방관법'이 유독 공화국에서만 도입되지 않은 점, 콘클라베 패치 이후 개편된 법 체제도 공화국에는 절반 정도만 도입된 점을 따져보면, 여기에는 상당한 고민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무렵에 슬슬 <2편>의 시스템이 낡았다는 식의 이야기가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즉, <2편>의 공화국만 플레이했을 때는 그냥 '불편'한 것에 불과하지만, <임페라토르>와 <3편>을 함께 시야에 넣고 보면 뭔가 만들어지는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거죠. 이는 패러독스 사가 유달리 <임페라토르>의 2.0 마리우스 패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3편>의 대규모 패치나 DLC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는 정황과도 맞아 떨어집니다. 트위터에서는 두 게임 사이에 있는 고대 말 중세 초에 대해 다루기도 하고요.
이렇게 본다면 '상인공화정'이 아닌, 내륙 공화정을 포함한 모든 공화정 체제, 새로운 제정 체제, 혹은 유로파처럼 공화정과 군주정을 오갈 수 있는 기능들 등을 <크루세이더 킹즈3>에서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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