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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록/쫄보의 투자 이야기

왜 코인에 투자하면 안 되는가

by 루모로마노 2021.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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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혀둡니다)

1. ‘탈 중앙집권화’라는 말의 허상

대략 십수 년 전부터 신문 등 매체가 사람들에게 심어둔 허상이 있다. 정치나 경제 유형을 큰 정부, 작은 정부, 혹은 계획 경제와 시장 경제라는 말로 딱 나눈 뒤에, 전자는 무조건 나쁜 것이고 후자는 좋은 것이라 선동하는 것이다.

내 생각에 국가 혹은 정부의 권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허상이란, 공산주의 이상사회만큼 허황한 이야기다. 당장 ‘합리적 경제 주체’를 자처하던 기업가들은 뭔 일만 생겼다 하면 멍하니 정부만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애초에 화폐란 ‘중앙집권’의 산물이다. 왜냐하면 화폐는 기본적으로 ‘최종적으로 책임을 질 누군가’에 의해 발행되는 증명서로서 발명되었기 때문이다. 보통은 각 국가의 중앙은행이 그 책임을 진다. 로마가 신전 아래 황금을 쌓아두고 국고로 삼아 지중해의 경제를 관리한 이래, 혹은 그 이전부터 그것은 거의 변함없는 진리였다.

코인이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그 가치가 비정상적으로 오르내리는 건 ‘최종책임자’가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앞서 언급한 허상을 꾸준히 선동해 온 덕분에, 사람들 사이에선 ‘탈 중앙집권 화폐’, ‘정부의 통제로부터 자유로운 화폐’라는 말이 아주 멋지게 들리는 미신이 널리 퍼졌다.

그러나 그런 화폐는 마치 ‘쓰디쓴 설탕물’이나 ‘달디단 소금물’처러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말이다.

항상 하는 생각이지만, 민주주의나 경제 관련 용어 앞에 누가 ‘자유’를 붙인다면 일단 경계하고 볼 일이다.

2. 멋진 신기술의 허상

여기에 더해 ‘블록체인’이니 뭐니 하는 신기술을 이름을 곁들이면 정말 겉보기엔 맛있는 요리가 완성된다. 그런데 나는 입가에 거품 물며 코인이 ‘미래에는 화폐를 대체할 것’이라고 외치는 인간들 중에서 그 기술을 제대로 이해하고 말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들은 자기도 모르는 신기술의 멋진 이름에 취해, 자신이 미래를 향해 투자하는 흐름에 있다는 망상 속에서, ‘과거의 유산인 화폐’로 수익을 거두고 싶어하는 억지를 부린다.

이와 비슷한 사례를 또 어디서 볼 수 있냐면…… ‘다단계 사기’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화폐는 중앙집권의 산물이기에, 당연히 국가는 세금을 거두고 그 세금으로 화폐 경제 질서를 보호해준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미래 화폐’인 코인으로 거둔 수익을 ‘과거의’ 화폐로 교환하고 싶어하면서, 세금은 한 푼도 내기 싫어하고, ‘과거의 화폐 질서’가 무너지고 ‘미래 화폐’의 세상이 오길 바란다.

3. 성공에 대한 허상

나도 노량진에서 공시, 교직임용고시 준비를 해봤지만, 지금 와서 드는 생각은 ‘교묘한 사기’에 속았다는 것이다.

‘시험 한 번으로 안정된 인생을 손에 넣을 수 있으리라’는 사기. 이는 공교육 종사자들과 학부모들에 의해 ‘대학 입시’라는 형태로 십수 년에 걸쳐 청소년들에게 주입되어, 성인이 된 이후로도 학원을 전전하며 시간을 낭비하게 만든다.

간단하게 말해서, 어떤 시험이든 통과할 수 있는 문은 아주 좁다. 합격자보다는 당연히 탈락자가 많다. ‘탈락하는’ 것은 아주 보통의, 당연한 현상이다.

그런데 학원과 학교는 ‘열심히 노력만 하면’ 시험에 합격할 수 있다는 사기를 친다. 이 사기의 악질적인 부분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성공사례’를 가져와서 과대 선전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사람들, 혹은 시험을 과감히 포기한 용감한 사람들을 ‘노력이 부족한 사람들’로 폄하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험 합격의 지극히 낮은 가능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만둔 ‘냉철한 사람들’이야말로 학원강사나 학교선생이 가장 두려워하는 부류다. 그 사람들은 이 산업이 계속해서 재생산되길 바라기 때문에, ‘다른 성공과 행복의 길’을 향하는 사람들을 겁쟁이라 모함하고 계속 하나의 가능성만 보길 바란다. 그러나 단언컨대,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사기꾼이다. 절대로 멀리하라.

코인을 둘러싼 환상이 이러한 ‘입시라는 환상’과 매우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코인의 성공사례를 가져와서 과대 선전을 하고,

코인에 애초에 뛰어들지 않은 사람들, 코인판에서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떠나간 용감한 사람들을 ‘인내심이 없는 자’나 ‘미래의 대세를 읽지 못하는 자’로 폄하한다.

그러면서 계속 ‘코인으로 돈을 벌 수 있으리라는 환상’을 심어주고, ‘지금이야말로 코인에 뛰어들 때’라고 유혹한다.

단언하는데, 이것은 사기다.

당신은 코인으로 성공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실패한 사람이 될 확률이 훨씬 더 높다.

이것이 합리적인 생각이다.

4. 한탕주의의 허상

나는 우리나라 젊은 세대(이는 코인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연령대를 의미한다)는 도박의 위험성에 지나치게 무감각하다고 본다.

이는 게임 문화에서도 그러한데, 아무렇지도 않게 ‘랜덤 상품’을 받아들이는 것이 대표적인 현상이다. 이 사람들은 랜덤 상품 그 자체의 폐기가 아니라 랜덤 상품을 충분히 결제했을 때 특정 상품을 주기를 바란다! 미친 생각이다! 랜덤 상품에는 단 한 푼의 돈도 쓰지 말아야 한다! 이런 데 돈을 쓰면서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인간이 있다면, 그 사람은 경제가 어쨌니 저쨌니 단 한마디도 불평하면 안 된다! 그 어떤 정부나 국회도 당신 자신보다 당신의 경제 사정을 악화시키진 못한다!

그러나 이런 사고의 만연이 그 사람들의 탓일까? 아니다.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수능 시험 한 번, 공무원 시험 한 번에 인생을 역전할 수 있다는 거짓말이 십수 년간 주입된 결과, 무의식중에 만사에 한탕주의를 적용하게 된 것이다.

어떤 명문대생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자신보다 학력도 낮은 데, ‘시험이 아닌 다른 방향’에서 거둔 성공에 분노하던 사람이었다. 나는 그 명문대생에게 다른 감정보다도 먼저 연민을 느낀다.

그 명문대생이야말로 ‘사기 피해자’였으니까. 자신의 모든 것을 불살라 명문대에 진학했는데, 모든 것을 보상받으리라던 확언은 ‘사기’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공부할 시간에 또래들과 어울리며 ‘이성과 대화하는 방법’을 익히고, ‘자신을 꾸미는 방법’을 익혔다면 그의 인생은 더욱 다채로워졌을 것이다.

그가 지금이라도 ‘사기’를 눈치채고, 분노의 방향을 엉뚱한 쪽이 아니라 ‘사기꾼’들에게 돌리길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이 블로그를 찾아주신 다른 모든 분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소녀는 대원수가 되었다

하굣길에 우연히 마주친 소녀는, 암살 시도를 피해 도망친 국가원수 미리안이었다. 소년 주견하는 도와 달라며 내민 소녀의 손을 잡았지만, 음모에 휘말리며 부모를 잃고, 복수를 위해 전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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