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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크루세이더 킹즈

[크루세이더 킹즈2] 작전명 바그라티온

by 루모로마노 2020.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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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는 멍이 들고, 여기저기 쑤시지 않는 곳이 없었다. 별 것도 아닌 일로 사람에게 이런 모욕을 준다고, 아트네르세는 감옥을 나오며 생각했다.

때는 1월, 바다에 면한 도시라고는 해도 조금 쌀쌀하다.

그래도 다행이긴 했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콘스탄티노폴리스의 거리를 노닐었던 게 황제의 기분을 나쁘게 했던 것 같다. 감옥에 끌려들어갈 때는 꼼짝없이 실명이나 거세, 혹은 이단의 누명을 쓰고 화형을 당하는 게 아닐까 싶었으니까.

"아니, 고향 사람들과 조금 어울렸다고 단성론자라느니 뭐라느니 너무하잖아..."

아무리 그래도 자신은 바그라티온 가문 사람이다. 고향 아르메니아에서는 바그라티오니라고 불리는 우리 가문. 그 가문이 어떤 가문인가?

 

 

 

 

 

사라센 술탄이 지배하던 아르메니아, 거기서 기독교도들을 보호하던 대영주 가문 아닌가.

 

 

 

 

 

아트네르세의 큰아버지, 슴바트 2세는 술탄에게 반기를 들고, 아르메니아의 기독교도들을 모아 로마 황제께 귀부했다. 그 공로, 강대한 군사적 업적을 인정받은 큰아버지는 황제의 대장군이자 로마 황국 동방 국경의 총사령관이 되시지 않았던가?

"우리 가문의 그런 헌신과 공로도 무시하고... 내 큰아버지께 돌아가면 꼭..."

아트네르세 자신도 타오 지역의 대영주이다. 여러 귀족들과 연계해서, 이번 일을 꾸민 자에게 반드시... 되갚아주리라.

"잠깐! 아트네르세 공! 잠시 기다리시오!"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아트네르세는 돌아섰다. 황궁 쪽에서 걸어나오는 이는 언젠가 보았던 궁정 관리다.

"아트네르세 공! 폐하의... 명을 전합니다."

뭐지, 석방하자마자 다시 처넣으려는 건가? 아니, 데려온 병사가 없으니 그건 아닌 것 같고.

궁정 관리는 굉장히 안타깝다는 표정이었다. 아트네르세는 의아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했다.

 

 

 

 

 

"아트네르세 공... 그게, 백부이신 슴바트 대장군께서 그만... 세상을 떠나셨다고 합니다."

아트네르세는 우두커니 서 있기만 하다가, 궁정 관리의 멱살이라도 잡을 듯 다가섰다.

"무슨 말씀입니까? 저희 큰아버지... 대장군께선 예순이 넘으시긴 했어도...!"

"어젯밤, 주무시듯 세상을 떠나셨다고..."

"그런... 그럴 리가..."

아트네르세에겐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어른이었다. 아버지나 마찬가지인 존재였다.

"대장군의 유언은, 아드님이신 아쇼트 공이 아닌 조카 아트네르세 공께서 모든 지위를 승계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폐하께서도 그런 명을 내리셨고요. 자,"

오늘부터 아트네르세가 황국의 동방, 아르메니아의 총사령관이자 대장군이라고, 관리는 그렇게 말했다.

정식 임명식도 뭣도 없는, 백부의 조촐한 유품을 받는 절차.

"시신은... 찾아가셔도 좋습니다만, 부패를 생각하면 수도에 매장하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예..."

멍하니 그렇게 대답하는 아트네르세를 뒤로하고 관리는 떠났다.

떠나면서, 자꾸만 뒤를 돌아본다.

왜 저러는 걸까. 뭐가 걸리는 게 있어서 그런 걸까.

큰아버지는 왜 갑자기 돌아가신 걸까. 그렇게 건강하셨던 분이.

"혹시..."

아트네르세는 뭔가를 추측하면서, 이를 간다.

"...거래였나. 나를 살리기 위한...!"

동방의 대영주, 황제군의 절반에 해당하는 대병력을 이끄는 슴바트 공. 그런 그를 견제하기 위해 조카인 자신을 감옥에 처넣었나?

큰아버지는 나를 살리는 대가로, 멸족을 피하는 대가로, 혹시 자결하신 건 아닐까?

오늘 이건, 경고인가.

너희 바그라티온 가문은 감히 이사우리아 황실에 저항하지 말지어다, 라는.

"크리스토포로스...!"

자기 아버지 콘스탄티노스 5세를 몰아내고 황위를 쟁취한 남자. 그의 이름을 뇌까리며 아트네르세는 눈을 부릅떴다.

"반드시... 되갚아줄 것이다. 반드시, 내가, 황제가 되어서! 너희 가문을 멸족시켜주마!"

아트네르세는 증오에 찬 걸음을 고향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석방되어 고향으로 돌아온 해인 776년. 그해 3월, 허망하게도 크리스토포로스는 스트레스 및 부상으로 세상을 떠났다. 황위는 코피나스 가문의 데메트리오스에게 넘어갔다.

 

 

 

 

 

그러나 아트네르세의 복수심은 야망으로 자라났다. 그것은 황제가 되겠다는 것, 그리하여 이사우리아 가문에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것, 그것이 아트네르세의 야망이었다.

그는 동방에서 장군으로 맹활약했다. 777년에는 사라센 술탄을 포로로 잡아 항복을 받아내며 황국 전역에 명성을 떨쳤다.

 

 

 

 

 

그렇게 명망을 쌓아가던 781년, 데메트리오스 황제도 세상을 떠나고,

 

 

 

 

 

황위는 소아니테스 가문의 아이티오스에게 넘어갔다.

 

 

 

 

 

784년 무렵, 아트네르세는 제국의 국경선을 확정하고, 곳곳에 박혀 있던 무슬림 영주들을 모조리 격파하는 데 성공한다. 이로써 아르메니아의 사라센 술탄 지배 시기는 끝난다.

아트네르세는 황국 각지의 귀족들, 수도의 귀족들과 친분을 다지며, 서서히 황위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787년, 아트네르세는 마침내 아르메니아의 군주를 자처한다. 제국 내에서의 서열은 황제 다음가는 자리였다.

 

 

 

 

 

그의 정치적 수완은 실로 능수능란했다. 그는 일부러 이사우리아 가문에 접근, 빼앗긴 황위를 되찾으라 부추겼고, 이에 따라 아이티오스는 폐위,

 

 

 

 

 

다시 한 번 이사우리아 가문의 안티모스가 황위에 오른다. 크리스토포로스의 동생이었다.

 

 

 

 

 

이 덕분에 아트네르세는 안티모스의 지지를 받아 부황제로서 권력을 넓혀나갔으며,

 

 

 

 

 

뒤에서는 몰래 반(反)이사우리아 세력을 지원했다.

이에 따라 그는 이사우리아 황실과 반이사우리아 세력 모두의 지지를 받았고,

 

 

 

 

 

황국을 안정시킬 어르신으로서, 콘스탄티노폴리스의 황궁에 입성한다.

 

그렇게 그의 복수는, 십수 년 만에 성공했다.

 

 

 

 

 

이른바 바그라티온 황조(皇朝)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소녀는 대원수가 되었다

하굣길에 우연히 마주친 소녀는, 암살 시도를 피해 도망친 국가원수 미리안이었다. 소년 주견하는 도와 달라며 내민 소녀의 손을 잡았지만, 음모에 휘말리며 부모를 잃고, 복수를 위해 전장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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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삼아 한 번 써봤는데,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무력 위주로 캐릭터를 키워서 대장군이나 장군 자리를 차지한 후, 다른 제후들과 연회로 친목을 다져나가면서 지지를 얻어, 황제가 폭정으로 폐위되자마자 '다음 후보'에 올라 있던 제가 즉위. 예전에 팔레올로고스 가문으로 황제 되기보다 훨씬 쉽네요.

다만 로마의 임페리얼 정치체제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황제 작위에 대한 클레임 조작 음모는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즉, 로마에 항복해서 로마 내부에서 세력을 잡으려면 기존 플레이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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