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이 많이 오면 이렇게 된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저를 향한 지지와 응원에, 정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제가 그저 고집불통인 인간이라 한 마디 썼던 것이, 이렇게 많은 분들의 박수를 받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작품 외적인 요소긴 하지만, 저의 행동을 보고 많은 분들이 제 작품도 보기로 결정하시고,
그렇게 읽어주신 작품에 대해 또 좋은 평가까지 해주시니 감사의 말씀 이외에 무엇을 드려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걱정이 되는 게 있습니다.
그건... 저처럼 행동하지 않았던 다른 작가분들이 '비겁자'인 것처럼 매도당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독자의 '하차'라는 말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아주 드물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저 그 순간 우연히, 어떤 지망생에게 일어날 지도 모르는 일을 상상해본 것 뿐입니다.
"□□ 작가님 아시죠? 그 작가님도 이런 묘사 하셨다가 항의 댓글 받고 수정하셨거든요..."
이런 말(제 이름이 직접 언급되진 않겠지만)을 듣고, 자신이 사랑하는 작품을 자기 손으로 난도질해야하는 어떤 지망생의 모습을 말입니다.
저의 타협이 그 사람이 피눈물을 흘릴 원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그 무렵 다른 웹툰, 웹소설 작가님들께도 가해졌던 검열 요구에 대한 반감도 있었지요.
그러나 한편으로, 저는 독자 여러분의 지지를 통해 희망을 얻기도 했습니다.
음... 『도서관 전쟁』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가상의 근미래 일본을 무대로 한 작품인데,
각종 서적을 '교육에 부적절하다'거나 '선정적이다'라는 이름을 붙여, 마구잡이로 약탈하거나 불태우는 집단이 나옵니다.
이에 대항해 도서관에서도 자체적인 무력 집단을 결성하여, 도서의 수집과 이송 과정에서 검열광 테러리스트들과 맞서 싸우는 내용입니다.
그렇습니다. 검열에 맞서 싸우는 방법은, 검열을 반대하는 사람들 사이의 굳건한 연대,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여러분이 보여주신 것처럼, 여러분의 연대가 저의 신념이 '틀리지 않았다'고 말씀해주신 것처럼, 그래서 제가 다시 우울감을 떨쳐내고 글을 쓰러 갈 힘을 얻게 해주신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저는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단순히 남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거나, 검열의 부당함에 대한 분노 이상의 것이, 작가에게 필요하다는 생각을요.
독자 여러분이 연대를 보여주신 것처럼, 작가, 작가들끼리, 그리고 상식적인 작가와 상식적인 독자가 굳건히 연대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비록 보잘것없는 성적과 수익이지만, 하루라도 일찍 데뷔한 작가라면 '검열과 타협할 수는 없다'는 기개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그렇게 해서 내일 데뷔할 다른 작가의 그늘이 되어 주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그런 기개와 연대가 늘어나고, 쌓이면, 『도서관 전쟁』에서처럼, 검열과 맞서 싸울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느꼈습니다.
종종, 그런 상상을 했습니다. 미래에는 '문화 컨텐츠 속 가상의 악인'의 존재 그 자체마저도 불편해하는 디스토피아가 오지 않을까 하고.
그러나 디스토피아가 인간이 만든 것이라면, 유토피아를 오게 할 수는 없을지라도, 인간의 손으로 디스토피아의 도래를 저지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저는 오늘 많은 분들을 보면서 그렇게 느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최선을 다해 읽고, 또 쓰면서, 넘치는 사랑에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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