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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이번 6월 1일 지방선거의 교훈

by 루모로마노 2022.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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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0년 4월 15일 총선거로부터 이어지는 교훈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수구 진영의 수작이 최고조에 이르자, 시민들은 총선에서 민주당에 180석을 안겨줌으로써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조국 장관을 버려선 안 된다고. 그러나 총선 이후 이낙연을 필두로 한 이른바 "엄중"만을 반복하는 녹음기들은 시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 이들은 시민들의 열망을 "강성지지자"로 매도하면서 오히려 민주당의 개혁 역량을 깎아내리고 만다.

그 결과는 이낙연의 경선 탈락과 대선에서의 패배로 그대로 이어졌다. 그 여파는 6월 1일의 지방선거에도 미쳤다. 개혁하지 않으려는, 진보하지 않으려는 민주당에게 시민들은 표를 주어야 할 의욕을 잃고 만 것이다.

2. 중도층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불러온 패배

어떤 선거에서든 민주당 내 엄중주의자들은 두 가지 오판을 한다. 첫째는 "지나치게 개혁을 밀어붙이면 오히려 역풍이 불 것이다"라는 것이고, 둘째는 "중도층 뿐만 아니라 민정당 계통 지지자들도 끌어안을 수 있으리라"는 헛된 믿음이다.

첫 번째 오판은 2020년 4월 15일 총선거(21대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확실해졌고, 이낙연의 몰락으로 대가를 치렀다.

두 번쨰 오판은 20대 대선과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확실해졌다. 국민의힘은 지지자의 욕망을 자극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내세워 결집시켰고, 그 결과 승리했다. 만약 민주당에서 국민의힘 같은 전략을 썼다면 승리했겠지만, 애석하게도 민주당은 그때마다 출현하는 "가상의 역풍에 겁을 지레 겁을 먹은" 사람들과 "(본인들이 보기에 강성) 지지자들의 열망을 엄중하게 억눌러야 하는"사람들에 의해 필승 전략을 방해받았다.

그러나 국민의힘에 투표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투표할 이유가 있기에" 하듯이, 민주당 역시 정말로 중도층을 끌어안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그 "투표할 이유"를 주어야 한다. 그것은 바로 민주당이 내세울 수 있는 진보적, 개혁적 가치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낙연이 참으로 좋아하는 "엄중"이라는 습관을 탈피하는 게 늦었고, 중도층은 당연히 '민주당에 투표해야 할 매력적 요소'가 적으니 표를 잘 주지 않게 되었다. 기존 지지층의 의욕이 저하된 것 역시 마찬가지다.

3. 박지현과 패미니즘적 망상 전략의 패배

박지현은 비대위원장이 되어 참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으나(나 역시 기대한 사람 중 하나고), 지방선거로 이어지는 기간 내내 실망만을 안겨주었다.

첫째는 수구주의적 프레임 답습이다. 이 프레임은 '민주당은 운동권 사람들이 기득권이 되고 나서는 구태 정치를 한다'는 내용으로 요약되는데, 이러한 프레임을 민주당 대표가 그대로 답습하여 온 사방에 "뭐라고 표를 달라 해야 할지 민망하다"며 선전하고 다녔으니 지방선거의 패배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둘째는 패미니즘적 피해망상이다. 패미니스트들은 "자신이 비판받는 것은 패미니즘의 대의가 비판받는 것"이라는 피해망상에 종종 휩싸인다. 그러나 (심지어는 안티패미니스트라 자처하는 사람들도) 남녀가 평등하며 평등해야만 한다는 대의 자체에 반대하는 인간은 없다. 사람들이 패미니스트를 비판할 때는 대의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을 비판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어떤 아저씨 하나쯤 족쳐서 성폭력 범죄자로 만들면 어때? 남녀평등의 대의에 기여했잖아?"라는 식으로 목적을 위해 수단을 정당화하는 사고를 아무렇지도 않게 여긴다는 점이다.

이러한 패미니스트들의 사고는 "대학생 하나쯤 족쳐서 간첩으로 만들면 어때? 국가안보라는 대의에 기여했잖아?"라는 군부독재의 사고방식과 매우 흡사하다. 사람들은 패미니즘에 대해 군부독재에 느끼는 것과 아주 흡사한 경멸감을 느끼는 것이고, 이는 대선의 패배로도 이어졌다.

어떤 사람들은 국민의힘의 승리가 "혐오의 승리"라며 좌절하기도 하는데, 실상은 "패미니즘이 보여준 혐오의 패배"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박지현은 패미니즘의 이런 악습을 검찰개혁에 큰 공을 세운 최강욱 의원이나 민주화 운동 세력을 향해 무차별 난사하는 추태를 거리낌없이 드러냈다. 심지어 최강욱 의원을 향해 누명을 씌우려는 시도가 당의 민주적 절차에 의해 방해받자 이를 돌파하려고 혁신위원장 자리를 넘보는 추악함까지 드러냈다.

셋째는 사냥개의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박지현은 '불꽃'의 활동을 하면서 N번방 가해자들을 대하듯 동지 당원들을 대하듯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다보니 최강욱 의원은 '당의 절차, 무죄추정의 원칙을 무시하고서라도 징계해야 할 대상'이며, 이 점을 비판하는 모든 사람들은 '2차 가해자'라며 날뛰는 데 여념이 없었다. 박지현에게 중요한 것은 당과 선거의 승리가 아니라, 당을 수단으로 삼아 자신의 사냥 활동을 확대하는 것이었다. 이런 사람이 당대표의 자리에 앉아 있었으니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으랴.

혹자는 박지현 덕분에 그나마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가 그만큼의 표라도 얻을 수 있었다고 변명한다. 그러나 20대 대선의 승자는 엄연히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이다. 나는 이른바 "1번녀"를 자처하던 무리가 "1번남"에게 동지애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 "1번남분들, 이재명 찍었다고 우리가 당신들과 연애해주는 건 아니에요, 착각하지 마세요~"라며 설레발을 치던 모습에 경악한 기억이 남아 있다. 선거는 국민이 하는 것이고 국민엔 남녀 모두가 포함된다. 지지자 모두가 동지애를 기반으로 똘똘 뭉쳐도 될까말까한 판에 패미니스트들은 동지들을 성별을 이유로 배척하는 데 여념이 없었던 것이다. 그 순간, 패미니스트만큼 성차별적이었던 존재들은 없었다.

박지현의 이러한 행보는 이미 개혁에 성과를 거둔 선배들을 밀어내고 자신이 권력을 잡기 위해 '억지로 쇄신 과제를 날조하려 든' 결과이다. 민주당은 확실히 박지현을 비롯한 비대위의 책임을 물어, 영원히 당의 중요한 결정을 하는 자리에 접근하지 못하게끔 해야 할 것이다. 아프지만 그만큼 값진 교훈이다.

박지현이 그러하듯, 일부 패미니스트 당원들은 동지의식도 민주의식도 없고 오로지 "남자를 1, 2번으로 규정지을 수 있는 멋진 나", "거대 정당의 당대표로 있는 사람처럼 20대 여성인 멋진 나"에 사로잡혀 있다.

민주당의 미래는 이러한 패미니즘적 망상 경향을 어떻게 제거하는가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4. 그마저도 건질 수 있었던 것은 검찰개혁의 결과

나도 그렇고, 이른바 '강성지지자'라 매도 당하는 수많은 동지들이 이번 지방선거에 참여하고, 인천 계양의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동연을 비롯한 분들을 당선시키기 위해 노력한 것은, 그래도 지난 번 "검찰 개혁"이 가능함을 보여준 민주당의 저력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서 말했던 것처럼 중도층이 민주당에 표를 준 것 역시, '그래도 민주당이 검찰개혁을 비롯한 개혁을 할 의지와 힘이 있다'며 '표를 줘야 할 이유'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재명의 당선은 개혁 과제 앞에서 누구처럼 "엄중"을 핑계로 비겁하게 숨는 게 아니라, 개혁을 향해 정면으로 맞서 싸워나가는 것이 민주당의 길임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이상 정리한 네 가지 교훈을 민주당의 여러 동지들이 반드시 마음에 품고, 2024년 22대 국회의원 선거, 2027년의 대통령 선거까지 와신상담해야 한다. 나 또한 패배의 아픔을 되새기면서도, 그러나 그 와중에 이룬 성과들에 용기를 잃지 않으며 시간을 견디려 한다.

동지들의 건투를 빈다.

 

 

 

 

그리고 소녀는 대원수가 되었다

하굣길에 우연히 마주친 소녀는, 암살 시도를 피해 도망친 국가원수 미리안이었다. 소년 주견하는 도와 달라며 내민 소녀의 손을 잡았지만, 음모에 휘말리며 부모를 잃고, 복수를 위해 전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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