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신있게 공개하는 근접 스크린샷
삼국지8 리메이크의 스크린샷들을 살펴보기 전에, 먼저 삼국지14의 홍보 스크린샷을 살펴봅시다.
삼국지14는 이처럼 '원경', 멀리서 잡은 스크린샷을 주로 공개했는데요
이것만 보면 깎아지른 듯한 진령산맥의 모습, 서쪽으로 돌아 양평관을 쳐야만 하는 한정된 공격 루트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한중의 모습도 꽤 그럴싸하죠.
하지만 약간만 근접해서 살펴보면
형편 없어지는 도시 그래픽을 볼 수 있습니다.
이건 수묵화같은 맛이라도 있었던 삼국지 11의 도시에 비해서도 퇴보한 모습이라, 적잖은 실망을 안겨주었죠.
여기서 더 근접한 스크린샷을 보면
형편없는 유닛 조형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홍보 스크린샷들은 다릅니다.
과감하게 근접해서 찍은 스크린샷들을 올리고 있어요.
위 스크린샷과 비교하면 꽤 많은 발전을 이룬게 보이실 겁니다. 실제로 이게 맵 위에서 얼마나 자연스럽게 움직이느냐가 걸리긴 하지만
많이도 안 바라고 2012년작 크루세이더 킹즈나 2013년작 유로파 유니버설리스 수준이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병과에 따른 의상 차이, 의상의 디테일 등도 잘 살려낸 것이 보입니다.
즉, 전작과 달리 '이번엔 가까이 찍은 모습도 공개할 수 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내는 모습입니다.
코에이의 3D 모델링 기술의 진보, 혹은 다른 팀에서의 3D그래픽 노하우 전수 등을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더 칭찬하고 싶은 부분은 바로 저 '헥사곤(6각형) 타일'을 기반으로 한 전투.
제가 삼국지14에서 그래도 장점으로 꼽는 게 있다면 헥사곤 타일 기반의 맵과 전투였는데,
이 점이 삼국지8 리메이크에서 계승된 것처럼 보입니다.
지금까지 삼국지 시리즈의 단점이 '전작의 장점을 계승하지 않는다'라는 점이었다면
삼국지8 리메이크는 삼국지14의 장점을 계승하여
사실상 이 부분에서는 삼국지15의 위상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삼국지 13의 그... 길쭉한 판자 같았던 그래픽에 비하면 엄청난 진보를 보여주는 관문의 모습입니다.
성가퀴, 성벽 텍스처의 질감 등이 제대로 구현되어 있고, 배경과 잘 어우러집니다.
관문 앞 정란 등 병기도 디테일이 살아 있습니다.
도시의 모습.
갼략하게 표현되어 있긴 합니다만 이 역시 성가퀴를 비롯해 방어 시설들이 보이고,
무엇보다도 어설픈 3D 그래픽이 아니라는 느낌입니다.
물론 토탈워 삼국에 비하면 아직 멀었지만요.
그래도 이게 어딥니까.
2. 드디어 자기네가 뭘 잘하는지 기억해 낸 코에이
어딘가 종잇장을 얹어 놓은 듯한 어설픈 3D 그래픽으로 도시 전경을 표현한 삼국지 13과 달리
삼국지8 리메이크는 뭔가 2D 그래픽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줍니다.
생각해보면 이 회사는 2D그래픽 시절에는 게임업게에서도 미려한 그래픽으로 꽤 명성을 날리던 회사란 말이죠.
11부터 길고 긴 길을 돌아 마침내 자기네가 뭘 잘했는지 기억해낸 듯 보입니다.
물론 자세히 보면 3D 그래픽 위에 2D풍 텍스처를 씌운 듯한데
그래도 이게 어설프지 않고, 확실히 화려한 도시를 묘사한 7편이나 8편(특히 보이는 구도 자체가 8보다는 7에 더 가깝습니다)의 장점을 되살려 냈다는 점에서 기술의 진보를 엿볼 수 있겠습니다.
이 부분이 7편의 계승이라면, 앞서 말했듯 '전작의 장점들을 계승한 삼국지 시리즈'의 힘을 처음으로 보여주는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장수 일러스트는 다시 그리지 말고 전작들 것 그대로 가져오고, 그런 거 그릴 돈을 이렇게 기술에 투자하는 게 100만 배 낫지 않나 싶네요.
3. 지도 살펴보기
194년 7월 기준으로 이런 식으로 지도가 공개되어 있습니다.
여기서도 볼 수 있듯이 이 회사는 2D 일러스트는 정말 멋지게 잘 뽑아냅니다. 장점을 계속 살려나갔으면 좋겠군요.
그럼 8편 구작과 한 번 비교해봅시다.
확실히 달라진 점이 있다면 '교지'의 추가입니다.
즉, 8편에서는 사섭이 나오고,
이 교지는 동쪽으로는 계양, 서쪽으로는 건녕과 연결되어 있지요.
이릉대전 이후 손권이 사섭을 통해 남중의 반란을 획책한다든가,
촉한 멸망 이후 위, 진이 교지를 공략한다든가,
손호가 다시 교지를 탈환하는 등
그런 격렬한 역사의 흐름이 잘 느껴지는 배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남해'가 구현되지 않았다는 건데
오나라 시대부터 교지, 남해 등이 동남아-인도의 무역항으로서 번성하기 시작하여 남조 시대에는 절정에 달했음을 생각해보면 조금 아쉽습니다.(남해-필리핀 제도를 통한 대양항해의 발전도 남조 시대에 이루어짐)
그래도 교지가 나왔고,
로마인 진론이 교지를 통해 오나라에 접촉했던 걸 생각하면,
14의 요소를 잘 계승하여 로마인 이벤트가 꼭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 중입니다.
+ 계양과 회계 사이가 비어 있지만 삼국지14가 파워업키트에서 이민족을 추가했던 걸 생각하면, 이 공간에 산월이 추가되진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산월과 함께 건안, 남해도 추가해줬으면 싶네요.
+시상 오른쪽에 있는 도시는 구작에서는 '번양'으로 나왔는데, 이건 '파양'의 한자를 잘못 읽은 것입니다.
이 부분이 좀 제대로 수정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삼강 부분에 제가 물음표(?) 표시를 한 건 구작에 비해 삼강의 위도가 올라가 있어서... 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이 부분은 나오면 운남일 수도 있고, 혹은 시리즈 최초로 흥고일 수도 있지 않나 하고 생각해 봅니다.
어쩌면 건녕 운남 영창이 아니라 장가 건녕 운남 순서일 수도 있고...
또 저 남중과 교지 사이의 공간에 DLC로 남만이 구현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4. 유총 등장?!
토탈워 삼국에서 군웅 중 하나로 모습을 드러내며 주목을 받게 된 진(陳)왕 유총.
194년 지도를 보면
허현에는 밝은 주황색의 세력이 있는데
초현은 공백지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보통 공주가 '초'를 차지하고 있는 걸 생각해봤을 때
'허'를 차지하고 있는 저 세력은 공주가 아니지 않을까 싶습니다. 역사적으로도 194년 이전에 죽은 건 확실하고, 게임 시리즈에서도 194년 자연사인 경우가 많으니까요.
반면 유총은 197년까지 살고, 유총의 봉지인 진(陳)국 허현이 속한 영천군에 가까우니 유총이 아닐까 기대를 걸어봅니다.
193~197년까지 연주, 예주를 무대로 펼쳐지는 조조-원술 전쟁의 한복판에 서 있던 사람이기도 하고요.
단, 시리즈에 따라서는 공주가 여남의 군주였던 적도 있으므로 방심할 수는 없겠습니다.
(*허창이 아니라 허라고 부르는 이유는, 허창은 조비가 위왕이 된 뒤 허의 이름을 바꾸면서 처음 등장한 지명이기 때문입니다. '위나라는 허에서 번창하리라'라는 뜻으로 허창이라 바꿨죠.
제가 기억하기로 시리즈 유일하게 말릉-건업 이름 바꾸기 이벤트가 등장하는 게 8편이니 허-허창 전환 이벤트도 구현했으면 하는 바람이...
뭐 그렇게 따지면 한양-천수, 우북평-북평, 익주(郡)-건녕도 개명 이벤트가 있어야 하니...)
5. 공손찬의 청주 지배 시도 구현
구작에서는 유비가 평원을 떠나 예주 패국 패현(소패입니다. 소패는 게임 시리즈와 달리 서주가 아니라 예주입니다)에 정착할 무렵에 평원이 공백지로 표현되는데
여기서는 공손찬이 평원을 보유 중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평원은 게임과 달리 역사적으로 기주가 아니라 청주입니다.
공손찬은 전해를 청주로 보내 이곳을 차지하려 들고, 원소는 원담을 보내 청주를 빼앗으려 하고, 공손탁(도)은 요동에서 바다 건너 동래군을 몰래 점령하고, 이 삼파전에 휘말려서 고생하던 공융이 끝내 조조에게 귀순... 하는 것이 청주의 역사임을 생각해보면
꽤 적절한 판도 구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번 편에서도 낙랑은 구현되지 않았다는 것. 7편에서는 낙랑이 나오고 9편에서는 거점으로 환도, 낙랑, 대방 등이 구현된 걸 생각하면 많이 아쉽습니다.
일본 게임이니 망봉래 이벤트로 왜국을 발견하는 것도 좋지만, 정말로 요동 공손씨, 위나라랑 전쟁까지 벌였던 고구려가 좀 구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나라 이름이 세 글자가 안 되면 광개토대왕 때 바꾼 국호 '고려'로 등장해도 좋잖아!)
6. 합비일까 수춘일까?
6편에서는 수춘 방어 시 요격하면 나오는 전장이었던 합비,
다른 시리즈에서는 수춘에 딸린 거점이었던 합비가
이번에는 도시로 나오는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봅니다.
이게 이유가 있는게
저기 회수와 장강 사이, 자그맣게 꼭지점이 아래로 향한 삼각형이 보이십니까?
저게 작피라는 저수지입니다.
그리고 말릉 왼쪽 위로 물길이 있고, 그 물길하고 작피에서 흘러나온 물(이게 전진(前秦)의 부견이 대패한 비수대전의 비수입니다)하고 그 사이에 도시가 있는데
이게 정확하게 합비의 위치입니다. 합비신성과 구 합비현은 여기에 있습니다.
수춘현은 작피 북쪽, 회수와 인접한 곳에 위치하기 때문에, 지도상 저 위치는 정확하게 합비입니다.
물론 둘 다 구강군이기 때문에 어쩌면 도시 이름이 '구강'으로 나올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합니다.
아니면 패기 넘치는 원술의 회남'윤'이 나오든지! (장안이 속한 경조윤, 낙양이 속한 하남윤처럼 자신의 황도 수춘이 속한 구강군을 회남윤으로 만들어버린 원술의 원대한 구상이란... 중나라 만세!)
구강군-회남윤-구강군-회남국(조예 동생 조옹이 회남왕)-회남군-초국(조비 동생 조표가 초왕)-회남군 순으로 지명이 다이나믹하게 변하는 곳인지라 대표 지명 하나로 통일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네요.
8편 게임 상으로는 이 지역이 광릉, 여강과 함께 '회남주(州)'라서 이름이 안 겹치게 구강으로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7. 이민족 DLC, 이번에도 선비가 나오나?!
지도를 보면 '중화'의 영역인 지역은 밝게,
중화 바깥은 어둡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장안 북쪽, 그러니까 구작에서는 서량과 천수의 동쪽에 해당하는 오르도스 지역이
밝게 표현되어 있죠.
이 지역의 역사는 조금 복잡한데
황하를 따라 북지군(량주), 삭방, 오원, 운중, 정양(병주)군이 자리했던 곳입니다.
저 오르도스 한가운데에는 상군(병주)이 있었고요.
그런 군들이 213년 무렵에 폐지되거나 축소되는데,
북지군은 남쪽으로 확 내려가서 장안 북쪽의 조그맣게 자리했고,
삭방, 오원, 운중, 정양, 상군은 폐지되어 태원군 근처의 신흥군으로 재편됩니다.
저 지역이 비어있거나 거점으로 표현되는 이유는 이런 사정 때문인데
전통적으로 삼국지 시리즈에서는 이민족 흉노가 눌러앉고,
14에서는 고증을 반영하여(남흉노가 한족 군벌들의 용병으로 전락한 상황) 선비가 저 지역을 차지하게 되었지요. (왜냐하면 북위의 첫 수도 성락은 운중군의 한 현이었기 때문!)
아마 8편에서도 이 지역에 선비가 자리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다시 바라건대, 이민족 나오면 고구려도 좀!
이상 삼국지8 리메이크의 기대되는 부분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삼국지13, 14에서 보았던 실망감과 달리
이번에는 기대를 걸고 구입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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